인간의 생명을 뛰어넘는 사명이 우리에겐 존재하지 않는다

 

 

태양계에서 쏟아진 수많은 별들 중에 아주 작은 별 하나가 우주 저 편을 떠돌고 있었다.

그 별에 사는 어떤 영리한 동물들이 '인식'이라는 것을 발명해냈다.

그 동물들은 인식을 통해 존재하는 자신을 발명해냈고,

자신이 사는 별보다, 그런 별들이 모인 태양계보다, 그런 태양계들이 모인 우주보다

자기 자신을 더 크게 인식하는 기만적인 순간을 발명해냈다.

그 순간은 말 그대로 순간이었다.

태양이 몇 번 숨을 쉬었다 뱉었을 때, 그 별은 불이 꺼졌고,

영리한 동물들은 멸종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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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것은 우화다.

그 동물은 바로 인간이다.

인간의 지식이라는 것, 인식하는 자아라는 것은

불완전하고 어둡고 단순하고 허망하고 자의적이다.

인간이 존재하지 않았던 영겁의 시간이 먼저 있었고,

인간은 그 시간을 인식하지 못한다.

마찬가지로 인간이라는 존재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인간은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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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다면 인간이 인식하는 지성이란 결국 인간의 생명을 넘어서는

그 어떤 것도 인지하지 못한다는 논리의 성립이고,

바꿔 말해 인간의 생명을 뛰어넘는 사명이 우리에겐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 될 것이다.